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권위 세우는 말투 (요구,근거,존중)

by USEFREE 2025. 12. 27.
반응형

팀장으로 회의를 진행할 때 권위를 세우는 방법 이미지

프로젝트 팀장 역할을 처음 맡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오늘의 핵심은  ‘세게 말하기’가 아니라, 요구를 또렷하게 세우고, 근거로 납득시키며, 존중으로 관계를 지키는 말투를 갖추는 데 있습니다. 팀장은 하루아침에 권위가 생기지 않습니다. 대신 말의 구조와 리듬을 바꾸면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왜 내 말은 부탁처럼 들릴까?” “친근하게 했는데 가볍게 보이나?” 같은 고민에서 벗어나, 팀이 안심하고 따라올 수 있는 소통 방식을 익히도록 돕겠습니다.

요구를 세우는 말투: ‘부탁’이 아니라 ‘요구 조건’을 제시하기

팀장 말투가 흔들릴 때, 대개 문장의 끝이 흐립니다. “해주실 수 있을까요?” “가능하면…” 같은 표현은 배려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기준을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요구를 세운다는 건 강압이 아니라 ‘조건을 공개’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마감, 범위, 품질 기준, 그리고 완료의 정의를 말로 꺼내놓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오늘 중으로 정리해 주세요”는 듣는 사람마다 ‘오늘’의 크기가 다릅니다. 반면 “오늘 16시까지 1페이지 요약, 핵심 결론 3줄 포함”이라고 말하면, 팀원은 무엇을 하면 되는지 선명하게 잡습니다. 말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요령도 있습니다. 첫 문장은 짧게, 두 번째 문장에 조건을 붙이세요. “이건 오늘 확정합니다. 내일 고객 미팅 자료에 들어가야 해서요.” 이렇게 말하면 상대는 ‘팀장이 괜히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의 구조’ 때문에 필요하다는 걸 이해합니다. 동시에 선택권의 위치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마감은 고정이고, 방식은 편한 걸로 하셔도 됩니다”라고 덧붙이면, 기준은 지키되 숨 쉴 공간을 줍니다. 제가 처음 팀장을 맡았을 때 일입니다. 전날까지 친했던 동료에게 작업을 요청해야 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아 “시간 되면 한 번만 봐줄래요?”라고 말해버렸습니다. 결과는 뻔했습니다. 상대는 급한 일부터 처리했고, 저는 회의 직전에 자료가 비어 있는 걸 보고 얼굴이 굳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지요. 친절한 말이 문제인 게 아니라, ‘요구 조건을 숨긴 말’이 문제라는 것을요. 다음부터는 이렇게 바꿨습니다. “오늘 5시까지 버그 재현 단계만 글로 남겨주세요. 제가 그걸로 우선순위 정해서 회의에서 결정할게요.” 말투가 차분해도 요구는 분명했고, 이상하게도 관계가 덜 어색해졌습니다. 기준이 공개되면 오히려 감정이 끼어들 틈이 줄어듭니다.

근거로 이끄는 말투: “왜 지금, 왜 이것”을 먼저 꺼내기

사람은 지시 자체보다, 지시 뒤에 숨은 의도를 불안해합니다. 그래서 근거를 말하면 저항이 줄어듭니다. 여기서 근거는 거창한 논문이 아니라 ‘맥락’입니다. 일정이 왜 촉박한지, 고객 영향이 무엇인지, 실패했을 때 어떤 비용이 생기는지, 지금 선택지가 몇 개인지 같은 현실적인 설명이면 충분합니다. 말투로는 간단합니다. “결론-이유-다음 행동” 순서로 말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오늘은 기능 추가보다 안정화에 집중하겠습니다. 고객사에서 동일 이슈가 재발하면 신뢰가 크게 떨어집니다. 그래서 지금은 재현 로그부터 모읍시다.” 이 흐름이 반복되면 팀은 팀장의 결정을 ‘기분’이 아니라 ‘판단’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근거를 말할 때 중요한 함정도 있습니다. 설명이 길어지면 설득이 아니라 변명이 됩니다. 그래서 근거는 두 줄이면 좋습니다. 대신 질문을 한 줄 얹으세요. “제가 놓친 리스크가 있으면 바로 말해주세요.” 이 문장 하나가 팀의 지혜를 끌어올리고, 동시에 팀장의 권위를 깎지 않습니다. 오히려 ‘판단을 열어두는 자신감’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회의를 이끌어 나갈 때 누군가가 “왜 갑자기 범위를 줄이죠?”라고 따져 묻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그냥 제가 결정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말은 관계를 얼리는 지름길이더군요. 대신 이렇게 말해봤습니다. “범위를 줄이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번 주 데드라인은 고객 계약과 연결돼 있고요. 둘째, 지금 상태로 확장하면 품질 검증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핵심 기능만 먼저 내고, 추가는 다음 스프린트로 미루겠습니다.”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반대하던 사람도 “그럼 다음 스프린트에 추가 항목을 명시해 두자”로 대화가 옮겨갔습니다. 근거는 상대를 이기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같은 방향을 보게 하는 손전등이라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존중으로 지키는 말투: 단호함은 ‘선’, 존중은 ‘온도’

초보 팀장에게 가장 어려운 장면은 ‘선’을 긋는 순간입니다. 친근하게 지내던 관계에서 “안 됩니다”를 말해야 할 때, 목소리가 작아지거나 반대로 날카로워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단호함은 차가움과 다릅니다. 단호함은 기준의 선을 그리는 것이고, 존중은 그 선을 그을 때 사람의 얼굴을 살리는 온도입니다. 말투로는 세 가지 원칙이 도움이 됩니다. 첫째, 사람 대신 행동을 말합니다. “무책임하시네요”가 아니라 “이번 주 공유가 두 번 누락됐습니다”처럼 사실을 말합니다. 둘째, ‘항상/맨날’ 같은 말을 피합니다. 이 말은 상대를 방어적으로 만들고 대화를 멈추게 합니다. 셋째, 해결 방식까지 제안합니다. “다음부터 잘해주세요”보다 “매주 수요일 15분 체크인을 고정하겠습니다”가 훨씬 안전합니다. 존중을 담는 표현은 의외로 소박합니다. “말씀하신 우려는 이해했습니다” “지금 제안은 좋은데, 이번 일정에는 맞추기 어렵습니다” 같은 문장처럼요. 여기서 포인트는 ‘공감’과 ‘결정’을 섞되, 공감이 결정의 취소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감정은 존중하지만, 기준은 유지합니다”라는 태도가 말투에 배어야 합니다. 회의에서 한 팀원이 계속 말을 끊고 장황하게 자기주장만 이어갔습니다. 예전 같으면 “좀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정면으로 맞붙었을 텐데, 그날은 이렇게 말해봤습니다. “말씀하신 포인트는 ‘리스크’로 정리하겠습니다. 다만 지금은 결정을 내려야 해서, 의견은 여기까지 듣고 제 책임으로 방향을 정하겠습니다. 대신 리스크 검증은 대리님이 가장 잘 아시니, 체크리스트를 오늘 안에 만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상하게도 상대는 기분이 상하기보다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느낌을 받았고, 회의도 다시 정돈됐습니다. 존중은 ‘좋게 말하기’가 아니라, 상대를 쓸모 있게 자리 잡게 하는 말투라는 사실을 그때 배웠습니다.

 

권위와 친근감의 균형은 성격이 아니라 말의 설계에서 만들어집니다. 요구는 조건을 공개해 선명하게 만들고, 근거는 맥락을 밝혀 납득을 돕고, 존중은 사람을 살리면서 기준을 지키게 합니다. 오늘부터 문장을 하나만 바꿔도 효과가 납니다. “가능하면” 대신 “마감은 언제, 범위는 어디까지”를 말해보세요. 그리고 “왜”를 두 줄로 설명한 뒤, 마지막에는 상대의 역할을 남겨두십시오. 팀은 그 순간부터 팀장을 ‘가깝지만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 ‘편안하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보기 시작할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