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는 말 한마디로도 팀의 분위기를 살릴 수도, 망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지적이라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구성원은 성장의 기회를 느끼기도 하고,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하지요. 이 글에서는 잘못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고도 스스로 깨닫게 만드는 간접피드백, 사람을 춤추게 만드는 칭찬의 기술, 그리고 모든 리더십의 토대가 되는 신뢰 형성 방법까지 하나씩 살펴보며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말하기 원칙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직접지적 대신 ‘간접피드백’이 강력한 이유
많은 리더가 ‘솔직하게 말하는 것’과 ‘무례하게 말하는 것’을 혼동합니다. 그래서 “이건 완전히 잘못됐어”, “도대체 왜 이렇게 한 거야?”와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그러나 사람은 논리보다 체면과 감정에 먼저 반응합니다. 잘못을 직접적으로 지적하면 머리로는 “맞는 말이야”라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은 “나를 공격하네”라고 느끼게 되고, 그 순간 성장 대신 방어가 시작됩니다. 간접피드백은 바로 이 지점을 우회하면서도 메시지는 분명하게 전달하는 리더의 말하기 방식입니다. 간접피드백의 핵심은 ‘사실’과 ‘관찰’을 앞세우고, 해석과 평가를 뒤로 미루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고서 형식이 너무 엉망이야” 대신 “이번 보고서는 지난번 형식과 다르게 작성돼서, 중요한 숫자를 찾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렸어”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잘못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듣는 사람은 이미 스스로 무엇이 문제였는지 눈치챌 수 있습니다. 이때 리더는 굳이 “그래서 네가 잘못이야”라는 낙인을 찍지 않고, 개선의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가면 됩니다. 또한 간접피드백은 질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왜 이렇게 했어?”라는 추궁형 질문 대신 “이번에 이렇게 한 이유가 있었을까?”, “다음에는 어떤 방식을 시도해 보면 좋을까?”와 같은 탐색형 질문으로 바꾸면, 상대는 변명보다 스스로 설명하고 돌아보는 쪽으로 생각의 방향을 전환하게 됩니다. 특히 “다음에는”이라는 단어는 과거의 실수를 파고들기보다 미래의 행동을 설계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성장지향적인 대화를 유도합니다. 간접피드백은 리더의 감정 관리와도 연결됩니다. 감정이 올라온 상태에서 바로 지적을 시작하면 말투가 거칠어지기 쉽고, 결국 ‘내용’보다 ‘톤’에 상처를 받게 됩니다. 이럴 때는 즉시 피드백 대신, “일단 오늘 상황은 내가 정리해 보고, 내일 오전에 잠깐 이야기 나눠볼까?”처럼 시간을 한 번 거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거리를 두고 나면 감정보다 사실에 집중할 수 있고, 더 차분하게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간접피드백을 잘하는 리더일수록 “실수 지적”보다 “학습 기회”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번에 이런 일이 생겨서 고생은 했지만, 덕분에 우리가 어떤 부분을 더 정교하게 봐야 하는지 알게 된 것 같아”라는 말은 같은 사건을 완전히 다른 경험으로 바꿔 줍니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혼났다’가 아니라 ‘함께 배웠다’는 기억이 남고, 다음번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숨기지 않고 먼저 말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간접피드백이 팀의 심리적 안전감을 지키면서도 성과를 끌어올리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간접피드백을 사용할 때 중요한 것은 “메시지를 흐리지는 않되, 사람을 세워 주는 것”입니다. 돌려 말한다고 해서 애매한 말만 늘어놓으면 상대는 무엇을 바꿔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에는 이렇게 고쳐 보자”처럼 구체적인 방향은 분명하게 제시하되, 표현은 상대의 체면과 자존감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선택하는 것. 이것이 리더가 꼭 익혀야 할 간접피드백의 기본 원칙입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의 ‘칭찬’ 사용설명서
많은 리더가 “나는 칭찬도 하는데 팀원이 안 변해요”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 보면, 대부분의 칭찬은 너무 모호하거나, 노력 대신 결과만 보상하거나, 또는 지적 앞에 붙이는 형식적 인사말로 끝나곤 합니다. “수고했어. 그런데…”로 시작하는 말은 칭찬이 아니라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위한 예열에 불과하다는 걸 팀원들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진짜 리더의 칭찬은 상대를 방심시키는 미끼가 아니라, 성장과 자부심을 키워 주는 메시지입니다. 좋은 칭찬의 첫 번째 원칙은 ‘구체성’입니다. “잘했어” 한마디보다 “이번 발표에서 자료를 세 부분으로 나눠서 설명한 게 정말 이해하기 좋았어”처럼 구체적인 행동을 짚어 줘야 합니다. 이렇게 칭찬을 들은 사람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어떤 행동이 효과적이었는지’를 명확히 인식하게 되고, 그 행동을 다시 반복하려는 동기가 생깁니다. 리더는 칭찬을 통해 팀이 반복해야 할 행동을 알려 주는 셈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노력 중심 칭찬’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칭찬할 부분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이번에 목표는 못 채웠지만, 중간에 방향이 틀어진 걸 빨리 감지해서 전략을 수정한 건 정말 좋았어. 그게 없었으면 손해가 더 컸을 거야”라는 말은 구성원에게 “나는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 줍니다. 실패 속에서 의미를 발견해 주는 리더의 칭찬은 팀을 도전하게 만들고, 위험을 감수하게 합니다. 반면 결과만 칭찬하는 조직에서는 누구도 모험을 시도하려 하지 않게 됩니다. 세 번째 원칙은 ‘공개와 비공개의 균형’입니다. 칭찬은 공개적으로, 지적은 비공개로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모든 칭찬을 사람들 앞에서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향에 따라 조용히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을 더 편안해하는 구성원도 있기 때문입니다. “회의 끝나고 나서 따로 불러 ‘아까 질문 던진 거 정말 좋았어’라고 말해 주는 것”, “메신저로 짧게 ‘오늘 제안 덕분에 회의가 훨씬 빨리 끝났어. 고마워’라고 남기는 것” 역시 강력한 칭찬입니다. 리더는 각 구성원의 스타일을 관찰하고, 그에 맞는 방식으로 칭찬을 전달해야 합니다. 네 번째 원칙은 ‘칭찬의 일관성’입니다. 어떤 날은 세세하게 칭찬하다가, 바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구성원은 금세 눈치를 보게 됩니다. “오늘은 괜찮았나? 불만이 있나?”라는 불안이 쌓이면, 리더의 칭찬은 예측 불가능한 보상이 되어 힘을 잃습니다. 작은 성과라도 꾸준히 인정해 주는 리더일수록, 큰 칭찬 한마디가 지닌 무게는 더 커집니다. 칭찬이 ‘기분 좋을 때만 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팀이 공유하는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칭찬은 반드시 ‘진심’이 느껴져야 합니다. 이 진심은 말의 길이가 아니라 리더의 관찰에서 나옵니다. “요즘 야근이 많았는데도 프로젝트 일정 맞추려고 중간중간 일정을 계속 정리해 준 거 알아. 나도 덕분에 상황을 빨리 파악할 수 있었어. 고마워”라는 한 문장은, 상대방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보고 있었다는 신호입니다. 이런 칭찬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 “이 리더와 함께라면 더 헌신하고 싶다”는 마음을 끌어냅니다. 리더의 칭찬이 쌓일수록 팀의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위를 향하게 됩니다.
지적해도 관계가 견디는 ‘신뢰’의 리더십
간접피드백도, 세심한 칭찬도 결국은 ‘신뢰’라는 바닥이 있어야 힘을 발휘합니다. 신뢰가 없는 리더의 말은 아무리 부드러워도 의심을 낳고, 신뢰가 두터운 리더의 말은 조금 거칠어도 “나를 위한 말이겠지”라고 받아들여집니다. 그래서 진짜 리더십의 승부는 말솜씨보다 ‘평소의 태도’에서 갈립니다. 팀원들이 리더를 떠올릴 때 “나를 지켜 주는 사람”, “내 편이 되어 줄 사람”이라는 느낌이 있으면, 실수에 대한 지적도 충분히 견뎌 낼 수 있습니다. 신뢰를 쌓는 첫 번째 원칙은 ‘말과 행동의 일치’입니다. 회의에서는 “실수해도 괜찮으니 아이디어를 많이 내보자”라고 말해 놓고, 실제로 실수가 발생했을 때 “내가 그래서 하지 말랬잖아”라고 하면, 그 순간 팀원들의 마음속에 있던 신뢰 계좌는 한 번에 바닥이 납니다. 반대로 실수가 있어도 “우리가 감수하고 도전하기로 한 부분이야. 대신 다음에는 이런 위험을 조금 줄여 보자”라고 말해 주는 리더는, 말 한마디로 신뢰 잔고를 크게 채우게 됩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리더가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신뢰를 결정짓는 핵심 장면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공정함’입니다. 같은 실수라도 누구에게는 유난히 엄격하고, 다른 누구에게는 너그럽다면 팀은 리더를 더 이상 기준이 아니라 변수로 인식하게 됩니다. 공정함은 단지 똑같이 대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기준과 절차를 적용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실수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항상 원인, 영향, 재발 방지 대책 세 가지를 정리해서 공유한다”는 공통 절차가 있다면, 구성원은 결과와 상관없이 리더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예측 가능성이 바로 신뢰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세 번째 원칙은 ‘경청’입니다. 리더가 진짜로 귀를 기울여 주는 경험을 여러 번 한 사람은, 지적을 들을 때도 “일단 내 이야기를 들어줄 거야”라는 믿음을 가지고 대화에 들어갑니다. 반대로 평소에 의견을 무시당했던 사람은 작은 피드백에도 쉽게 방어적으로 변합니다. 신뢰를 쌓고 싶다면, 회의에서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먼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네가 보기엔 어떤 방법이 더 좋았을까?”, “그때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말해 줄래?”라는 질문은 상대를 존중받는 동료로 느끼게 합니다. 네 번째 원칙은 ‘리더의 취약성 인정’입니다. “내가 아까 말한 방식은 조금 과했던 것 같아. 그 부분은 미안해. 다만 이 일의 중요성 때문에 감정이 올라왔던 것 같아”처럼 자신의 실수나 과한 감정을 인정하는 리더는, 구성원에게도 실수를 인정할 용기를 줍니다. 완벽한 척하는 리더 아래에서는 누구도 솔직해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리더가 먼저 “나도 배우는 중”이라는 태도를 보여 줄수록, 팀은 서로의 부족함을 숨기기보다 공유하고 보완하려는 문화로 나아갑니다. 마지막으로, 신뢰는 ‘일상의 작은 약속’에서 만들어집니다. “내일 오전에 이야기하자”라고 해 놓고 잊어버리는 일이 반복되면, 아무리 멋진 비전과 전략을 이야기해도 마음속 신뢰 점수는 올라가지 않습니다. 반대로, 바쁜 와중에도 “어제 이야기한 그 건은 이렇게 처리해 뒀어”라고 먼저 알려 주는 리더는, 자연스럽게 “이 사람은 내 이야기를 기억해 주는구나”라는 인상을 줍니다. 지적을 들어도 상처보다 배움이 남는 팀, 피드백이 두려움이 아니라 성장을 떠올리게 하는 팀의 뒤에는, 이렇게 묵묵히 신뢰를 쌓아 온 리더가 있습니다.
리더십은 거창한 이론보다, 오늘 한마디를 어떻게 건네느냐에서 시작됩니다. 잘못을 간접적으로 깨닫게 하는 피드백, 노력과 성장을 바라보는 칭찬, 그리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신뢰가 반복될 때 팀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바뀝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지적을 해야 할 상황에서 한 번 더 표현을 다듬어 보고, 눈에 띄지 않았던 누군가의 노력을 찾아 칭찬해 보세요. 작은 실천이 쌓일수록, 당신은 어느새 팀이 믿고 따라가는 리더로 서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