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의 역량 문제 때문에 야근이 잦아졌고, 그 과정에서 감정이 자주 끓어오르는 직장인들이 계실 겁니다. 오늘은 단순히 화를 참는 법을 알려드리는 게 아닙니다. 감정이 폭발하기 직전의 흐름을 읽고,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며, 관계를 망치지 않으면서도 내 시간과 기준을 지키는 방법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야근이 반복되는 상황은 마치 물이 새는 배에서 양동이로 물을 퍼내는 느낌과 비슷합니다. 중요한 건 더 빨리 퍼내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새는지 찾고 막는 일입니다. 오늘 내용은 그 “새는 지점”을 현실적으로 다루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동료 때문에 흔들리는 마음을 ‘사람’이 아니라 ‘구조’로 보기 (동료)
동료의 능력이 부족해 보일 때, 감정이 폭발하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한 분노가 아닐 때가 많습니다. “내가 대신한다”는 행위가 반복되면서, 내 안에서 두 가지 목소리가 싸우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팀이니까 도와야지”라는 책임감이고, 다른 하나는 “왜 나만 손해를 봐야 하지?”라는 공정성의 감각입니다. 이 두 목소리가 동시에 커지면, 마음은 조용히 갈라집니다. 겉으로는 무덤덤한 척하지만 속은 점점 날카로워지고, 작은 한마디에도 ‘방아쇠’처럼 반응하게 됩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바꾸어야 할 관점은 “동료가 문제다”에서 “구조가 나를 과열시키고 있다”로 시선을 옮기는 일입니다. 사람을 미워하기 시작하면 해결책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반대로 구조를 보면, 손댈 곳이 생깁니다. 예컨대 업무가 ‘누가 최종 책임인지’ 애매하거나, 완료 기준이 불명확하거나, 마감이 늘 급하게 떨어지는 팀은 누군가가 ‘구멍을 메우는 역할’을 떠안기 쉽습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오래 하게 되는 사람이 바로 지금의 선생님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건, 마음속 분노를 논리로 눌러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경계의 규칙”을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대신해 주는 일의 범위’를 고정해 두는 식입니다. 저는 이걸 ‘도움의 상한선’이라고 부릅니다. 상한선이 없으면 도움은 어느새 기본 의무가 되고, 기본 의무가 되면 감사는 사라지며, 결국 남는 건 억울함뿐입니다. 예전에 제가 팀에서 자료 취합을 맡았을 때, 한 동료가 늘 마지막에 엑셀을 던지듯 보내곤 했습니다. 숫자 형식도 들쭉날쭉했고, 항목도 빠져 있어서 저는 거의 매번 밤에 다시 손을 봤습니다. 어느 날은 참다못해 메신저에 길게 따지려다가, 잠깐 멈추고 이렇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내가 화난 건 네가 싫어서가 아니라, ‘마감 직전 수정’이라는 구조가 나를 몰아붙이기 때문이구나.” 그래서 다음부터는 ‘제출 시간’과 ‘제출 형태’를 먼저 합의했습니다. “마감 하루 전 5시까지, 형식은 이 템플릿으로 부탁드립니다. 그 이후 변경은 다음 배포에 반영하겠습니다.”라고요. 놀랍게도 감정이 먼저 가라앉았습니다. 상대를 찍어 누르지 않고도, 구조를 바꾸니 마음이 덜 흔들렸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동료를 바꾸는 일은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구조를 조금 조정하는 일은 당장 내 감정을 살릴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사람 평가’보다 ‘업무의 규칙’부터 세워 보시면 좋겠습니다.
야근 스트레스를 ‘누적’이 아니라 ‘분출’로 바꾸는 작은 장치 (스트레스)
야근이 길어지면 감정은 뇌에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몸이 먼저 무너지고, 그다음 마음이 무너집니다. 배가 고픈데도 대충 넘기고, 물 대신 커피로 버티고, 의자에 붙어 앉아 시간이 흐르다 보면, 마음이 거칠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이때 폭발을 막는 요령은 거창한 힐링이 아니라 “하루에 몇 번이라도 압력을 빼는 것”입니다. 압력솥이 무서운 이유는 불이 세서가 아니라, 김이 나갈 구멍이 막혔을 때 폭발하기 때문이니까요. 저는 야근이 잦아질수록 ‘스트레스를 줄여야지’라고 결심만 했지, 실제로는 더 꽉 조였습니다. 그러다 깨달은 건, 스트레스는 의지로 삭제되는 게 아니라 습관으로 흘러나간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야근 중간에 딱 세 가지를 고정했습니다. 첫째, 2~3시간마다 물 한 컵. 둘째, 화면에서 눈을 떼고 먼 곳을 30초 보기. 셋째, 자리에 앉은 채로라도 호흡을 길게 뽑아내기(숨을 내쉬는 시간을 들이마시는 시간보다 길게). 이 세 가지는 작아 보이지만, 뇌에 “지금은 위기만 있는 시간이 아니다”라는 신호를 줍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마감 직전의 마음’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야근의 끝자락은 몸도 지치고 집중도 흐려져서, 누군가 툭 던진 말이 유독 크게 들립니다. 이때는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보다, 잠깐 멈추는 선택이 더 성숙합니다. “지금은 정리부터 하고, 내일 오전에 이야기하겠습니다.”라는 한 문장이 감정을 지켜줍니다. 많은 분들이 이 한 문장을 못 꺼내서 결국 폭발하고, 그 뒤에 더 큰 수습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저는 밤 10시에 동료에게서 “이거 다시 해주실 수 있나요?”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순간 속이 뜨거워졌습니다. ‘다시’라는 단어가 특히 그랬습니다. 예전 같으면 바로 답장을 쏘아붙였을 겁니다. 그런데 그날은 제가 미리 정해둔 ‘야근 말미 규칙’이 떠올랐습니다. 감정이 올라오는 시간대에는 즉답을 하지 않는다는 규칙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마무리 정리 중이라, 내일 오전 9시에 확인해서 가능한 범위를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만 보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한 줄로 제가 살았습니다. 당장 해결하지 않아도 회사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제 몸이 먼저 배웠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는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빠져나갈 통로’를 만드는 일입니다. 야근을 당장 없애기 어렵다면, 야근 안에서라도 감정의 압력을 빼는 장치를 세팅해 보세요. 그 작은 통로가 폭발을 막아줍니다.
감정이 아니라 ‘업무 언어’로 말하는 대처 설계하기 (대처)
감정 폭발을 막으려면 결국 “대처의 문장”을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화가 나는 순간에 즉흥적으로 말하면, 말은 늘 가장 날카로운 형태로 튀어나옵니다. 그리고 한 번 튀어나온 말은 치약처럼 다시 튜브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처를 ‘현장용 문장’과 ‘조정용 문장’으로 나누어 권합니다. 현장용은 동료에게 바로 말할 때 쓰고, 조정용은 팀장이나 리더에게 상황을 전달할 때 씁니다. 현장용 문장은 단순할수록 좋습니다. 요점은 두 가지입니다. “무엇이 필요하다”와 “언제까지 필요하다.” 여기에 감정 평가를 붙이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왜 이것도 못 하세요?” 대신 “이 항목이 빠져 있어서 추가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오늘 4시까지 채워주시면 마감에 맞출 수 있습니다.”처럼 말하는 방식입니다. 상대를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업무의 기준을 앞으로 끌고 옵니다. 조정용 문장은 ‘불평’이 아니라 ‘리스크 보고’가 되어야 합니다. 리더가 움직이는 포인트는 감정이 아니라 일정과 품질, 그리고 반복 가능성입니다. 따라서 “동료 때문에 야근합니다”보다는 “현재 프로세스에서 수정이 반복되어 마감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역할 분리와 검토 단계 조정이 필요합니다”처럼 말해야 합니다. 이 문장은 나를 피해자처럼 보이게 만들지 않고, 문제 해결자처럼 보이게 합니다. 그러면 대화의 결이 달라집니다. 한 프로젝트에서 저는 매번 최종본을 다듬느라 늦게까지 남았고, 동료는 “완성했어요”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완성에 대한 기준’이 달랐습니다. 어느 날은 결국 제가 폭발 직전까지 갔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말로만 “완성해 주세요”라고 하면, 사람마다 완성의 그림이 다르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다음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완성 기준을 합의하면 야근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문서 기준을 ‘필수 항목 6개 충족’으로 정하고, 제출 전 본인이 확인한 뒤 공유하는 단계로 바꾸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기준을 간단히 문서로 남겼습니다. 그 이후로 동료의 결과물이 갑자기 뛰어나진 않았지만, 적어도 ‘다시 하기’가 줄었고, 무엇보다 제가 동료를 원망하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기준이 생기니 싸움이 아니라 조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대처의 요점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내 시간을 지키고, 팀 안에서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감정의 싸움에 들어가면 둘 다 지칩니다. 반대로 업무 언어로 말하면, 해결의 길이 열립니다. 선생님이 바꾸어야 할 건 동료의 성격이 아니라, 대화의 ‘언어’ 일 수 있습니다.
동료의 역량 문제로 야근이 잦아지면, 감정이 끓는 건 당연한 반응입니다. 다만 그 반응이 폭발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참는 힘보다 설계가 필요합니다. 첫째, 동료를 비난하기보다 구조를 보고 경계를 세우십시오. 둘째, 야근 속에서도 압력을 빼는 작은 통로를 만들어 몸의 과열을 낮추십시오. 셋째, 감정 대신 업무 언어로 말할 문장을 준비해 두십시오. 이렇게 방향을 바꾸면, 같은 상황에서도 마음의 결이 달라집니다. 오늘부터 딱 하나만 실천해 보셔도 좋습니다. “지금은 정리부터 하고, 내일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한 문장이 선생님의 밤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