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친구 동업 제안 기준 (신뢰, 돈, 거리)

by USEFREE 2026. 1. 4.
반응형

친구의 동업 제안에 기준을 만드는 이미지

이 글은 “사업이나 투자를 같이 하자”는 제안을 친구에게서 받은 분들을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제안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친구라는 이유로 판단이 느슨해지면, 돈보다 관계가 먼저 상처를 입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상황을 ‘기회’가 아니라 ‘검증’의 순간으로 바라보는 편입니다. 신뢰를 지키면서도 현실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어떤 기준으로 질문을 던지고 어떤 선을 그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독자님이 본인의 상황에 맞춰 대입해 보실 수 있도록 최대한 구체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신뢰: “친하니까”가 아니라 “검증해도 괜찮은 사이인가”로 판단합니다

친구의 제안을 받는 순간, 마음이 먼저 움직이기 쉽습니다. “저 친구가 나를 믿고 부른 거겠지”라는 뿌듯함도 생기고, 동시에 “거절하면 서운해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도 올라옵니다. 그런데 신뢰라는 단어는 참 묘합니다. 평소에는 따뜻한 담요처럼 느껴지다가도, 돈이 끼는 순간엔 얇은 종이처럼 찢어지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신뢰를 ‘감정’이 아니라 ‘행동’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검증의 과정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신뢰의 진짜 모습입니다. 여기서 첫 번째 기준이 나옵니다. “친구가 내 질문을 불편해하지 않는가?”입니다. 예컨대 수익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예상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내 역할이 무엇인지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상대가 차분히 설명하려고 하는지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반대로 “그건 나중에 얘기하자”, “일단 들어오면 알게 돼”, “우리 사이에 왜 이렇게 따지냐”처럼 대화를 막아버리면, 그건 신뢰가 아니라 압박에 가깝습니다. 관계를 지키려면, ‘좋아 보이는 계획’보다 ‘질문을 견디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기준은 동기입니다. 왜 하필 나일까요? 능력 때문인지, 돈 때문인지, 혹은 책임을 나눌 사람이 필요해서인지요. 이 질문은 잔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서로를 지키는 질문입니다. 상대가 “네가 잘해서”, “너랑 하면 오래갈 것 같아서” 같은 이유를 말할 수도 있고, 솔직하게 “자금이 부족해서”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답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숨기지 않고 말할 수 있는가입니다. 숨기는 순간부터는 오해가 시작되고, 오해는 우정을 갉아먹습니다. 예전에 제가 가까운 친구에게서 “같이 앱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저도 설렜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용자가 실제로 돈을 내는 지점이 어디야?”라고 묻자 친구가 잠깐 표정이 굳더니 “너까지 그러면 힘 빠진다”라고 말하더군요. 그 순간 확 깨달았습니다. 지금의 이 대화가 불편한 사람이면, 나중에 매출이 안 나오거나 일정이 틀어졌을 때는 더 불편해질 거라는 걸요. 그래서 저는 “좋아, 그럼 이번 주말에 네가 생각한 숫자와 근거를 한 번만 정리해 줘. 그걸 보고 결정할게”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친구가 다시 차분히 설명을 준비했습니다. 저는 그 태도에서 신뢰를 봤습니다. 신뢰는 “믿어줘”라는 말이 아니라, “물어봐도 돼”라는 허용에서 자랍니다.

돈: ‘투자’인지 ‘대여’인지 ‘참여’인지, 단어부터 분리해야 마음이 덜 다칩니다

친구 사이에서 돈은 이상하게도 이름이 자주 바뀝니다. “잠깐 넣어줘”, “같이 해보자”, “수익 나면 나눠줄게” 같은 표현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표현이 흐릴수록 책임도 흐려집니다. 그래서 두 번째 기준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이 돈은 정확히 무엇인가?”를 먼저 확정하는 것입니다. 투자라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전제되어야 하고, 대여라면 상환 일정이 전제되어야 하며, 참여(동업)라면 시간과 스트레스까지 비용으로 계산되어야 합니다. 세 단어가 섞이면, 결국 둘 다 억울해집니다. 저는 특히 ‘감당 가능한 손실선’을 먼저 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손실선은 숫자이기도 하지만, 마음의 안전선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300만 원을 잃어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과 300만 원이 한 달 생계비인 사람은 같은 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친구니까”가 아니라 “내 삶의 리듬이 깨지지 않는가”를 기준으로 보셔야 합니다. 관계를 지키려면, 돈이 아니라 내 일상을 지켜야 합니다. 내 일상이 무너지면, 친구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딱딱해지니까요. 여기서 도움이 되는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이 친구를 미워하지 않고 끝낼 수 있는가?”입니다. 투자나 동업은 결국 ‘기대’의 게임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집니다. 그래서 저는 기대를 숫자로 낮추는 편이 좋다고 봅니다. 예상 수익을 크게 그려놓고 들어가면, 중간에 작은 삐끗함도 배신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이 돈은 수업료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관계는 덜 흔들립니다. 냉정해 보이지만, 우정을 보호하는 가장 현실적인 장치입니다. 제가 친구의 매장 확장에 “투자 좀 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친구는 “원금은 무조건 보장해 줄게”라고 말했습니다. 듣기엔 달콤하지만, 저는 그 말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느꼈습니다. 사업에서 ‘무조건’은 대부분 지켜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이건 투자냐, 대여냐, 아니면 내가 운영까지 돕는 참여냐. 나는 대여라면 상환 계획이 있어야 하고, 투자라면 원금 보장은 못 한다고 생각해. 대신 내가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만 할게.” 이렇게 말하면 분위기가 잠깐 굳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굳는 시간이 관계를 살립니다. 애매한 상태로 시작하면, 나중에 더 크게 굳어버리니까요. 결국 친구가 상환 계획과 매장 매출 전망을 다시 가져왔고, 저는 ‘대여’로만 소액을 정했습니다. 마음이 편하니 친구를 응원하는 마음도 오래갔습니다.

거리: 거절의 기술이 아니라, ‘관계가 숨 쉴 공간’을 남기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기준은 ‘거리’입니다. 이 말은 차갑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숨 쉴 공간이 없으면 금방 지칩니다. 특히 동업은 연락 빈도도 늘고, 작은 결정에도 의견이 부딪히며, 감정이 업무에 스며듭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와 일을 섞을 때, 친밀함을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리를 설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친구로서 만나는 시간”과 “일로서 대화하는 시간”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거절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관계가 무너지지 않는 거절은 대개 문장 하나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대신 절차가 필요합니다. 먼저 공감하고, 다음에 기준을 말하고, 마지막에 대안을 제시하는 흐름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네가 나를 믿고 이야기한 건 고마워. 그런데 나는 친구 사이에 돈이 섞이면 관계가 흔들릴까 봐 기준이 있어. 이번 건은 내 손실선과 시간이 맞지 않아. 대신 네 계획서를 읽고 피드백은 해줄게”처럼요. 이렇게 말하면 상대는 ‘거절당했다’보다 ‘선을 존중받았다’고 느낄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 하나, 거리의 기준은 “우정의 언어를 잃지 않는가”입니다. 일이 섞이면 대화가 점점 기능적으로 변합니다. “언제까지 돼?”, “이건 왜 안 했어?” 같은 말이 쌓이면, 어느 순간 친구가 아니라 팀원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는 의식적으로 ‘우정의 문장’을 끼워 넣는 편이 좋다고 봅니다. “너 요즘 힘들지?”, “이번 주는 쉬면서 가자”, “우리 이 얘기는 다음에 술 한 잔 하면서 하자” 같은 문장 말입니다. 일의 효율은 조금 떨어질 수 있어도, 관계의 체온은 지킬 수 있습니다. 제가 친구와 작은 프로젝트를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초반엔 의욕이 넘쳐서 매일 메시지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친구의 답장이 느려졌고, 저는 속으로 “나만 진심인가?”라는 서운함이 올라왔습니다. 그때 제가 한 선택은 추궁이 아니라 ‘거리 조정’이었습니다. “우리 대화가 너무 일 얘기만 되는 것 같아. 일 얘기는 주 2회 저녁 30분만 하자. 대신 그 외 시간엔 서로 부담 주지 말자”라고 제안했죠. 그랬더니 놀랍게도 갈등이 줄었습니다. 상대도 숨 돌릴 공간이 생기니, 다시 책임감을 회복하더군요. 거리는 멀어지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오래 가까이 있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친구의 동업·투자 제안 앞에서 관계를 지키는 기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신뢰는 ‘검증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확인하고, 돈은 ‘투자·대여·참여’로 단어를 분리해 책임을 분명히 하며, 거리는 ‘숨 쉴 공간’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오늘 제안을 받으셨다면, 바로 “질문 3개”만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왜 나에게 제안했는지,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그 최악이 와도 친구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지요. 이 세 질문에 답이 서기 전까지는, 결정을 미루는 것이 오히려 성숙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관계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으로 지켜집니다.

반응형